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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3 10:36| 조회수 : 24| 관리자

    최미수 교수…반려동물 ‘코 지문’으로 가입, 건강 좋아지면 포인트 제공
  • 진화하는 펫보험… 5년 새 시장 2배 이상 성장 / 최근 기술 접목한 ‘코 지문’ 기반 상품 등장 / 부실 등록 등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 전망 / “시장 육성 위해 보장 범위 확대해야” 지적 / 반려동물 급증 불구 보장 내용은 한정돼 / 등록제 유명무실… 펫보험 가입 0.22% 불과 / 보험사들 보험 대상 동물 판별 쉽지 않아 / 동물병원 의료비 표준화 최대 과제 / 1999년 수가제 폐지 이후 업계 갈등 지속 / 보험사 “수가 통일돼야 정확한 요율 가능” / 수의사 “표준수가 보완책 없인 수용 못해”


    “펫보험(반려동물보험) 들 바에 차라리 적금 드는 게 나아요. 보장이 안 되는 것도 많고 생각보다 가입조건도 까다롭거든요. 저는 그냥 매달 10만원씩 적금하고 있어요. 이게 더 마음이 편해요.”(한국 반려동물 커뮤니티)


    “펫보험에 드는 걸 추천해요. 제가 키우는 고양이가 한 살일 때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요. 당시 일주일 동안 수술비, 입원비, 검사비 등을 모두 합쳐 2500파운드(약 370만원)가 나왔는데 보험사에서 이를 모두 지급해줬어요. 펫보험은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영국 커뮤니티)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있지만 펫보험은 소비자들의 욕구에 못 미치는 한정된 보장으로 외면받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보편화한 외국과 달리 등록이 지지부진하고 진료비도 들쑥날쑥해 내놓을 상품에 한계가 있다. 최근 정부가 등록의무를 강화한 가운데 새로운 기술을 보험에 접목해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성장 가능성 크지만 가입은 저조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시장의 연간보험료 규모는 2013년 4억원에서 2017년 1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말 당시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현대해상 3개사만 펫보험을 판매하던 것을 고려하면 7개사에서 10개의 펫보험을 판매하는 2019년 현재의 펫보험 시장 규모는 훨씬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보험개발원이 참조순보험요율을 발표한 이후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이 펫보험을 추가로 출시했다. 참조순보험요율은 보험사의 경험 통계 등을 바탕으로 보험개발원이 산출한 위험률이다. 보험사는 참조순보험요율을 기준으로 사업비 등을 계산해 보험료를 정하곤 한다.





    5년 새 두 배 이상 커진 펫보험 시장은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도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2017년 1481만명을 기록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반려동물 등록은 아직까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반려동물등록제’가 2014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전체 반려견 중 30%가량만 등록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등록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3개월 이상 된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이 유명무실하다 보니 보험 가입도 극히 저조하다. 손해보험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등록동물 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0.22%에 불과하다. 미국(1%), 캐나다(2%), 영국(25%) 등 외국의 펫보험 가입률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반려동물 등록이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으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진료를 받은 동물이 보험 대상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 반려동물의 나이를 속여서 가입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도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보험사의 손해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높은 보험료를 내고 제한된 보장을 받는 등 피해를 보게 된다.


    ◆ 기술 접목해 진화하는 펫보험


    기존 펫보험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을 접목한 펫보험 상품이 나오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비문(코 지문)을 기반으로 한 펫보험을 내놨다. 비문은 강아지가 갖고 있는 고유한 코의 무늬로 사람의 지문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삼성화재 역시 비문을 기반으로 한 펫보험을 하반기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펫보험에 비문이 도입되면서 부실 등록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 최초 가입 시 비문 사진 3장을 등록해야 하고 보상 청구 시에도 비문 사진을 다시 등록해 반려견 일치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건강이 증진되면 포인트가 제공되는 보험도 눈에 띈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스몰티켓은 펫보험 계약자가 반려견의 건강증진 활동 목표를 달성하면 제휴 동물병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보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반려견이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음수량, 걷기 횟수 등을 달성하면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 하반기 내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포인트는 제휴업체에서 사용 가능하다. 소비자는 포인트를 통해 펫 홈진단 키트 구매, 반려동물 예방 접종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건강 강화를 통해 포인트를 받고, 받은 포인트를 다시 반려동물 건강 증진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 건강 증진형 보험이 활성화하면 보험의 예방적 기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을 떨어뜨려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고, 계약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로 펫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


    향후 펫보험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보장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미국의 한 보험사가 판매하는 펫보험은 사고당 지급 가능한 보험금의 한도가 없다. 의료비 및 수술비로 지급 가능한 보험금 한도가 정해져 있는 한국 펫보험과는 사뭇 다르다. 동물병원 의료비 평준화 등도 남은 숙제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금융소비자학)는 “펫보험이 지금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장범위가 다양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펫보험 판매를 통해 통계가 축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이어 “현재는 표준 진료비가 없다 보니 동물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며 “동물 의료수가제도가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야 보험사에서도 펫보험을 안심하고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동물병원 의료비 표준화 최대 과제


    비문인식 기술이 도입되고 건강증진형 펫보험이 보편화하면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 하나 있다. 바로 들쑥날쑥한 동물병원 의료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물병원 의료비를 놓고 보험업계와 수의사업계는 수년간 지난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99년 동물병원 의료비 수가제를 폐지한 이후 업계 간 갈등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소비자교육중앙회가 2017년 발표한 ‘서울·6대광역시 동물병원 25곳 병원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동물병원 초진비는 최저 3000원에서 최대 2만원의 분포를 보였다.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는 6.6배 수준이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시행하는 중성화 수술(수컷 기준)도 최저 5만원에서 최대 25만원으로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5배였다.


    이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해 4월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동물 진료비 중 표준화가 가능한 사항을 표준화하여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현재 해당 법안은 1년 4개월째 소관위에 계류 중이다.


    보험업계는 하루빨리 동물병원 의료비에 대한 표준수가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료비가 통일돼야 펫보험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중구난방인 의료수가가 표준화되면 펫보험이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이라며 “정부나 중재를 맡은 기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보험업계는 의료수가가 통일되기를 정말 바란다”며 “그래야 정확한 보험료율을 뽑아낼 수 있고 평균적인 보험료로 보험 상품을 만들 수 있으니 훨씬 좋다”고 말했다.

     

    수의사업계는 표준수가제 시행에 따른 보완책 없이는 표준수가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동물병원 원장은 “사람 같은 경우, 국가에서 의료보험비를 수가에 맞춰 측정해서 걷은 뒤 의사들에게 주는 시스템이다. 국가에서 개입을 통해 표준수가제를 하려 한다면 의료보험 제도 등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며 “지금 현재 상황은 사람들이 커피 값이 비싸다고 민원을 넣으니 스타벅스와 빽다방의 커피 값을 맞추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제도가 정말 잘 구축돼 있어서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싼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동물병원 의료비는 비싼 편이 아니다”라며 “표준수가제를 도입해 한 직군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자 하면 ‘이기주의’라고 몰아붙이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밝혔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가격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정확한 의료행위가 정해져야 한다. 중성화 수술을 예로 들면 수술비용만 말하는 건지, 검사비나 수술 후 관리비도 포함된 건지 등 진료항목이나 의료행위에 대한 표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동물병원 분야에선 그런 게 전무하다. 표준화가 이뤄져야 의료비 공시나 표준수가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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